새벽마다 손이 저려 잠에서 깨거나 손끝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계속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의 좁은 통로인 손목터널에서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중신경은 엄지와 검지, 중지, 약지 절반의 감각과 엄지손가락 움직임을 담당한다. 따라서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해당 손가락이 저리고 화끈거리며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수면 중 자신도 모르게 손목을 구부린 자세가 오래 유지되면 손목터널 내부 압력이 높아져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간헐적인 저림으로 시작하지만, 진행될수록 운전대를 잡거나 휴대전화를 오래 들고 있는 등 일정 자세를 유지할 때도 통증과 저린 증상이 뚜렷해진다.

주의해야 할 점은 증상이 나타나는 손가락의 위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엄지부터 약지 일부까지만 증상이 나타나며 새끼손가락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만약 새끼손가락까지 저리다면 팔꿈치 터널에서 척골신경이 눌리는 주관증후군 등 다른 신경 압박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저림 증상을 넘어 엄지손가락의 힘이 떨어지는 변화가 생겼다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컵이나 휴대전화를 자주 떨어뜨리고 병뚜껑을 돌리거나 단추를 채우는 등 섬세한 동작이 어려워졌다면 운동 기능까지 영향이 미친 상태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엄지손가락 아래쪽 손바닥의 도톰한 부위(엄지두덩)가 납작하게 꺼지는 근육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단은 신경 자극 검사와 함께 신경전도, 근전도, 초음파 검사 등으로 신경의 압박 정도를 평가한다.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가 없는 초기에는 손목 사용을 줄이고 야간 보조기 착용, 약물 및 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반면 지속적인 감각 저하나 근육 위축이 확인된다면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연세스타병원 정형외과 민슬기 원장은 “엄지손가락 근력이 떨어지는 것은 신경 압박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며 “신경 압박이 오래 지속되면 치료 후에도 감각과 근력이 회복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손의 섬세한 동작이 어려워졌다면 지체 없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선영 기자, <새벽마다 손 저리고 감각 무뎌진다면, 이것 의심해야>, 헬스중앙, 2026
[기사 원문] https://jhealthmedia.join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