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에는 무릎관절염과 척추관협착증의 단서가 숨어 있다.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이나 가구를 짚고, 양반다리를 불편해한다면 무릎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무릎관절염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이 닳아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무릎을 깊이 굽히거나 체중을 실어 펴는 동작에서 통증이 두드러진다. 진행되면 무릎이 붓고 물이 차거나 다리가 O자형으로 변해 걷기까지 힘들어진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박철희 교수는 “통증이 지속되면 구조적 변형과 기능 저하가 심해지기 전에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초기에는 약물·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손상과 변형이 심하면 절골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오래 걷지 못하고 중간중간 앉아 쉬거나 유모차·쇼핑카트에 기대면 한결 편하다고 말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일 수 있다. 이 질환은 퇴행성 변화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부터 엉덩이·허벅지·종아리까지 통증과 저림을 일으킨다. 허리를 펴면 신경 통로가 더 좁아져 아프고, 앞으로 숙이거나 앉으면 일시적으로 편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강석형 교수는 “영상검사에서 보이는 협착 정도보다 실제 보행 거리와 근력 저하 여부가 중요하다”며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이 빠지고 자주 넘어지는 등 신경 기능 저하가 나타나면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다고 계속 쉬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지나친 활동 제한은 근육을 약하게 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무릎 부담을 키우는 쪼그려 앉기와 바닥 생활은 줄이고,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평지 걷기나 수영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이민영 기자, <부모님 걸음이 느려진 게 나이 탓? ‘걷는 자세’에 질환 신호 있다>, 헬스중앙, 2026
[기사 원문] https://jhealthmedia.joins.com/news/articleView.html?idxno=33545